고요한밤의눈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요한 밤의 눈 고급의 사유. 장편의 호흡.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 박주영 장편소설 『고요한 밤의 눈』 본래 내 직업은 조사하고, 생각한 뒤 쓰는 것이었다. 지난 1월, 3년 5개월만에 사직서를 썼는데(재직기간 중 7개월은 병원에 있었으니까 정확히는 2년 10개월 일했다), 그런 직업으로부터 ‘은퇴’했다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때 나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계였다.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수단’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힘들게 공부해서 그 직업을 가진 이유는 무엇보다 ‘엄마와 아버지의 자랑이 되기 위해서’였으니, 어쩌면 불순한 동기에서 출발한 벌인지도 몰랐다. 내가 ‘수단’이 되었다는 의미는 이를 테면 이런 것이었다. 나는 생각한 바를 쓰고, 관계기관에서는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을 세우는 것이 원칙인데, .. 더보기 이전 1 다음